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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9는 문자메시지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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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uper
작성일25-02-12 16:08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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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餘命)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17세 - 보이스피싱, 덫에서 벗어나다] ①한 통의 문자, 그렇게 시작되었다​[여명(餘命) 17세 - 보이스피싱, 덫에서 벗어나다] ②'은행-금감원-검찰'로 이어지는 트라이앵글​[여명(餘命) 17세 - 보이스피싱, 덫에서 벗어나다] ③운수 좋은 날?[교육플러스] 평균수명이라는 용어 대신 \'기대수명\'혹은 \'기대여명\'이라는 용어 사용이 늘고 있다. 여명은 수명이 다하는 날을 기점으로 얼마의 시간이 남았는지를 역산하는 용어로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덫에서 벗어나다 - 프롤로그: 스치는 질문들 오늘 오전에 겪었던 일을 자정이 넘은 지금 돌아보니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사람들이 보이스 피싱에 당했다고 하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다행히 상처 없이 덫에서 벗어났다. 운이 아주 좋았다. 덫에 걸린 이유는 상당 부분 운이 나빠서였지만 부주의한 탓도 있었다. 나는 덫에 걸리지 않으리라는 자만감, 평소에 꼼꼼히 읽지 않는 습관 등 몇가지 행동과 태도가 덫에 걸리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덫에서 벗어났음을 깨달은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쳤다. 내가 왜 덫에 걸리게 되었을까? 왜 덫인 줄도 모르고 점점 그 덫 속으로 빠져들었을까? 덫에 걸린 후 덫임을 깨닫고 빠져나올 방법은 없을까? 아예 처음부터 덫에 걸리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하자면 숲을 걸으며 살아가는 산짐승이 아예 덫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숲속에 수많은 덫이 놓여 있다면 아무리 열심히 앞을 보며 조심하더라도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순간 발을 헛딛어 덫에 걸릴 수 있다. 또한 매순간 그렇게 조심하며 걷다가는 제대로 살 수도 없을 것이다. 숲에서 살아가야 할 짐승이 숲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숲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덫에 걸렸다가 운 좋게 벗어난 내 기억을 통해 덫에 걸리지 않을 방법, 걸렸더라도 덫임을 알고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경험으로부터 잘 배우지 못하는 단점을 가진 나지만, 그래도 글로 복기하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우고 필요한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덫에 걸려 먹이가 된 사람들 “40대 의사 A씨의 삶은 지난해 자신을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라고 속인 전화금융사기범과 단 한번의 통화로 무너져내렸다. 사기범은 다짜고짜 A씨 계좌가 범죄수익 자금세탁에 쓰였다며 으름장을 놨다. 이미 법원에서 발부받았다는 A씨 구속영장을 메신저로 보내주기까지 했다. 수사에 협조하면 약식조사만 한다는 말에 A씨는 의심 없이 메신저로 전달된 링크를 눌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융감독원에 확인해봤지만 실제로 계좌가 자금세탁에 사용됐다는 답을 받았다. 경찰이나 검찰·금융감독원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전화금융사기 일당에게 연결되도록 애플리케이션(앱)이 설계됐기 때문이었다. A씨는 범죄 연루 여부를 확인하려면 재산 내역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가짜 검사의 말에 속았다. 예금과 보험, 주식은 물론 은행 대출까지 받아 마련한 40억원을 일당에게 넘겨주고 말았다.”(연합뉴스, 2023.07.05.)​ - 광범위하게 살포된 투명한 덫 “미끼문자는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되며, 전화금융사기의 첫 단계이다. 해외직구 결제, 계좌 개설, 택배 반송 등 피해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피해자가 회신 전화를 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범행이 시작된다. 문자메시지에 인터넷주소(url)가 포함되어 있으면 절대 누르지 말고, 문자메시지에 적힌 전화번호로 회신하지 말고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직접 인터넷 검색해서 찾은 대표번호로 회신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최아름, 2023)​ 당한 후에 검색한 예방법에 나와 있는 첫 단계에서의 대응책이다. 나도 이 정도는 알고 있었고, 벗어나는 방법을 실천하며 살아왔다. 모르는 사람이 보내온 url은 어떠한 경우에도 클릭하지 않았다. 새로운 보이스 피싱 사례가 눈에 보이면 가족 및 지인들에게도 전달하며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당했다. 일이 터지려면 보통 몇 가지 우연이 동시에 겹친다. 이를 ‘스위스 치즈 효과’라고 한다. 그동안 뉴스나 주위에서 많이 들었던 사례는 검사나 경찰 혹은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전화를 걸어서 당신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되었다고 하는 것, 싼 이자로 갈아타게 해준다는 것, 자녀가 납치되었거나 사고를 당했다고 하는 것 등등이었다. 금융기관에서 문자가 오는 경우도 있다고 듣기는 했다. ​보이스 피싱은 상당한 수준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 같다. 개그 프로에서 보듯이 이상한 어투로 엉성하게 하던 시절은 지났다. 첫 단계에서는 상대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정신 차릴 수 없이 지속적으로 많은 질문을 해대고, 그러면서 상대가 자신을 믿고 지시를 따르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었다. ​1시간 반 떨어진 도시에서 개최되는 토론회에서 발표 겸 토크쇼 진행을 하러 가는 날이어서 아침부터 마음이 조금 바빴다. 그래도 출근 길에 잠시 어머님을 뵙고, 서둘러 연구실로 가서 출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연구실을 나서기 전에 핸드폰을 보니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삼성카드] 고객님(1599) 카드 신청접수본인 신청이 아니시면 신고바랍니다.상담접수: 1660-3186 ​시간이 촉박했지만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신청되었다니 해결하고 가야겠다는 생각만 앞섰다. 미끼문자가 전화금융사기의 첫 단계인데 신청하지 않은 카드 신청이 접수되었다는 문자에 무심코 걸려들었다. 덫에 걸리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기도 했지만, 나는 그러한 덫에 걸리지 않을 것이고, 걸리더라도 쉽게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평소의 자만심도 일조했을 것이다. 덫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경찰도 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번 예방주사 덕에 상당한 기간은 덫을 조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 불안감과 신뢰감 조성 : 은행 직원과의 통화 문자에 적힌 접수번호로 습관처럼 전화를 했다. 삼성카드라며 남자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문자 이야기를 했더니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를 요청했다. 확인 후 본인이 신청한 것이 아니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다. 이 카드가 해외에서 신청된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 자주 나가느냐, 최근에 동남아 다녀온 적 있느냐, 어느 나라에 다녀왔느냐 등등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지난 1-2년간 다녀온 곳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어디에서 문제가 된 것인지 알 수 있고 방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동남아에서 카드를 사용할 경우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고도 했다. 동남아는 다녀오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을 것 같냐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어떻게 하다가 내 정보가 유출되었을까를 생각하는 데 온통 내 생각이 쏠리게 했다. 강연을 할 때마다 개인정보를 요청하기는 하지만 주로 공공기관 강연을 하기에 거의 유출될 일은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혹시 공공기관이 아닌 기업체 강연을 한 적은 없느냐고 해서 있다고 했더니 회사명이 뭐냐, 언제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강연을 했냐고 물었다. 검색하여 날짜를 알려주었더니 계좌가 그 이전에 개설되어 그 회사를 통해서 유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혹시 악성앱이 깔려있는지 확인하라며 방법을 알려주었다. 따라 했더니 깨끗하다고 나왔다. 정신없게 만들면서도 믿음이 가도록 대화를 이끌었다. ​대화를 하던 중에, 신청한 카드에서 돈이 나가는 계좌가 우리은행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검색을 해보니 그 계좌가 작년 2월에 개설되어 10월에 정지되어 있다고 했다. 은행 계좌번호 첫 3자리와 끝 3자리도 불러주었다.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그 계좌가 범죄에 사용되어 정지 상태라고 했다. 요새는 실명제가 강화되어 본인이 직접 가지 않으면 통장이 발급되지 않는데 금융기관 직원의 경우에는 그 지위를 이용해 계좌 도용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지된 계좌를 카드 연결 계좌로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카드를 만들어서 사용 정지 전까지 사용하면 카드 소유자가 배상하도록 할 수도 있기에 그런 수법을 쓴다고 했다. 타인이 카드를 발급받아 쓰는 바람에 자기 잘못이 아니면서도 돈을 물어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뉴스에서 본 적이 있기에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내 정보가 유출된 것 같으니 모든 은행계좌를 일단 동결하고 보호신청을 해야할 것 같다며 사용하는 은행계좌, 기타 모든 금융 상품을 모두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이를 위해 ‘플레이 스토어’에 들어가서 ‘한국소비자원 앱’을 깔라고 했다. 바쁘다고 했더니 바쁘더라도 지금하지 않으면 계좌에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무엇이 더 급하냐고 몰아세웠다. 도와주겠다는데 내가 한가한 소리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소비자원 앱을 깐 후 따라 하라고 해서 몇 가지를 따라했다. 일일이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 잘 아는 자기가 원격 접속해서 도와주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고맙다고 했더니 플레이스토어로 가서 qs (원격 제어용 Teamviewer)를 입력 후 해당 앱을 설치하라고 했다. 원격 서비스 받아본 적 없느냐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역시 좋은 회사 카드라서 직원도 참 친절하구나. 앞으로 이 회사 카드를 주로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시키는대로 했다. 이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할 일임을 자주 들었는데 어찌 이리도 어리석게, 더구나 고마워하며 앱을 깔았을까? 친절하게 모든 것을 안내하며 도와주고 있어서 고마움이 컸고,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었으며, 이미 그가 삼성카드 직원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사이트에서 필요한 곳에 모두 동의하게 했다. 한 두 번은 내 주민번호 앞자리만 입력하게 하더니, 한 곳에서는 전체 주민번호를 입력하라고 했다. 주민번호 뒷자리는 *표 처리되고 나타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 모두 보호조치를 해야 하니 사용하는 카드, 가지고 있는 은행계좌, 그리고 금액까지 모두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은행계좌에 돈이 거의 없어서 그리 이야기했더니 저축성 보험이나 증권 등 가지고 있는 것은 뭐든 이야기하라고 했다. 겁에 질린 상태가 되니 잘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는 은행명만 묻고 계좌번호는 묻지 않았다. 만일 계좌번호까지 물었거나 더 나아가 비번까지 물었다면 곧바로 덫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들도 이제는 그렇게 어리숙하지 않았다. 충분히 익어 딸 때가 되는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순간까지 기다리며 몰아가는 치밀함을 보였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 보기에 내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고, 내 명의의 계좌가 유출되었으니 금감원으로 전화하라며 금감원 전화번호를 주었다. 원격으로 인터넷 상의 금감원 사이트를 연결해서 사이트 제일 끝 부분에 있는 전화번호를 직접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1332번. 나중에 확인해보니 전화번호는 맞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 전화에 qs 앱 혹은 한국소비자원 앱을 까는 순간 모든 번호가 자신들에게 연결되도록 되어 있어서 무의미한 상태였을 뿐이었다. - 친절함을 통한 원격 조종 : 금감원 직원과의 통화 금감원에 전화해 담당자와 통화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더니 해외로 거액을 빼돌리는 데 내 계좌가 사용되었다고 했다. 특별 수사 사건이어서 대외비 처리되어 있는데, 연류된 은행 직원들은 현재 구속수감 중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나머지는 현재 수사 중인데 나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단다. 자산보호 신청을 위한 것이라며 다시 계좌, 기타 자산 내역을 상세히 물었다. 기분 나쁠 수 있는데 확인을 위한 것이라며 통장을 만들어 남에게 판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내 직업도 이야기해 주었다. 자기가 듣기에도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 같다며 아주 친절하게 내 은행 계좌 사용 내역을 보여주며 거래 내역 중에 기억나거나 아는 사람은 없냐고 물었다. 전혀 아니라고 했더니, 모두 녹음되고 있는데 잠시 녹음을 끄고 대화를 할 터이니 자기에게는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정말 계좌를 만들어 판 적은 없는지 등등을 다시 물었다. 우리은행 계좌를 만들어놓고 혹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지인 이름을 대며 그가 금감원에 근무하는데 혹시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사람 모른다고 했다. 2주 전에도 우연히 만난 금감원 직원에게 지인 이야기를 했더니 직원이 많아서 잘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이 사건은 규정에 따라 대외비로 처리되어야 하니 금감원 지인을 포함해 아무에게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후 다시 녹음을 시작하겠다고 했다.​내 사건번호는 2023 조사8132호. 원격 제어 상태에서 해당 파일을 다운받게 하고 읽어보게 했다. 마음도 바쁘고 글씨도 작아서 거의 읽을 수는 없었다. 검찰로부터 연락온 것 없느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다. 자기가 검사에게 직접 전화할 수는 없으니 내가 전화해서 상세히 설명하라며 전화번호를 주었다. 전화번호 1301. 담당검사는 김수길 검사, 사건 번호 등 제반 사항을 기록하라고 했다. 자기는 금감원 감사과 이정우 과장인데 검사에게 자기 이름을 말하고, 상황을 설명한 후 형법 488조에 따른 약식조사를 요청하라는 조언까지 해주었다. 대화가 녹음되어 있고, 자기가 보기에 내가 피해자임이 확실하니 안심해도 된다는 식의 이야기도 했다. 지금 점심시간이 다 되었고 나도 바쁘니 나중에 하겠다고 했더니, 그가 지금 11시라는 말을 했다. 지금이 12시 5분인데요라고 했더니 그냥 넘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우리보다 1시간이 늦은 나라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미 그 상황에 빠져 있어서 의심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나라 금감원 직원 정말 친절하다고 생각하며 고마움을 느꼈다. 검사와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통화 후 금감원 번호로 전화하면 자기가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내 번호를 저장해두겠다고 했다. 검사가 조금 권위적으로 대할 수 있지만 직업상 그러하니 이해하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리고 내가 피해자이지만 피의자이기도 하다는 말을 했다. 내가 들어가지 않고 땡볕 아래서 전화를 받으며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았는지 식당에서 날 기다리던 후배 교수가 나왔다. 스피커 폰 대화를 조금 엿듣더니 혹시 보이스 피싱 아니냐고 이야기했다. 그렇지 않아도 화가 난 상황이어서 모르면 그냥 들어가라며 그에게 짜증을 냈다. - 협박에 의한 사고 마비 : 검사와의 통화 금감원 직원이 준 서울중앙지검 대표번호로 전화했더니 점심시간인데도 여직원이 받았다. 계좌도용건으로 전화했다며 김수길 검사 바꿔달라고 했더 운 좋게 검사까지도 자리에 있었다. 문자 받은 것부터 설명을 하는데 말을 끊으며 퉁명스러운 말투로 사건번호를 대라고 했다. 번호를 주니 이 사건을 어떻게 알았냐며 쏘아붙였다. 금감원 감사과 이정우 과장이 모든 사실을 알려주고, 직접 열람까지 시켜줬다고 설명했지만, 사람을 아주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 금감원 직원이 이야기한 대로 형법 488조에 따른 약식조사를 부탁한다고 했더니, 당신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인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며 화를 냈다. 소환장 보낼 터이니 다음 주에 서울 중앙지검으로 출두하라고 했다. 내가 지방에 있다고 했더니 그럼 내가 그곳으로 조사하러 갈까요 라며 쏘아붙였다. 다음 주에 일정이 이미 가득 차 있는데 일정 조정이 가능하냐고 했더니 우리가 당신 일정에 맞춰주어야 하냐며 또 화를 냈다. 아마 이 단계에서 검사 역을 하던 이 사람은 신이 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 정도면 거의 걸려들었을테니 말이다. 내 계좌가 도용된 것만 해도 화가 나는데 범인 취급을 하니 나도 덩달아 화가 났다. 무죄추정원칙 모르냐며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검찰에 출두해 피의자 신문을 당한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검사에게 대들었다가 무슨 패악질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다시 금감원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었더니 이정우 과장이 곧바로 받았다. 점심시간인데도 기관 대표전화를 그리도 친절하게 곧바로 받아주다니 감동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해석이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검사가 아주 기분 나쁘게 받더라고 했더니 다시 전화해서 사정을 해보라고 했다. 서울까지 출두해서 법 규정에 따라 48시간까지 조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 아주 바쁜 분인 것 같은데 다시 사정해보라고 했다. 혹시 대신 전화해서 들은 대로 설명해줄 수는 없냐고 금감원 직원에게 부탁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화난 검사에게 바로 전화하는 것은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 그가 밥을 먹고 나면 마음이 더 풀릴 수도 있다는 얄팍한 심리학 이론까지 떠올랐다. 나도 화가 난 상황이고, 동료와 학생들까지 기다리고 있어서 일단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식사와 대화였지만 덕분에 조금은 마음을 느긋하게 할 수 있었다. 내가 금융사건에 휘말렸다는 통보를 받아 그렇다며 양해를 구하고 일어섰다. ​식사 후 시간이 너무 촉박해 전화할 여유가 없었다. 피해자인 나를 범죄자 취급하는 그에게 다시 전화하여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사정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금감원 직원이 다시 전화를 했더라면 보이스 피싱임을 알아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 아마 내가 다시 전화를 안 한 것 때문에 이정우와 김수길이 다퉜을 것 같다. 다음에는 너무 몰아붙이지 말자며 자신들의 시나리오를 수정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헛웃음이 나온다. - 운수 좋은 날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차를 몰고 한 시간 반 동안의 운전을 했다. 검사xx라는 욕이 튀어나왔다. 상대를 증오하는 것은 자기 입에 독을 품고 상대가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는 부처님 말씀이 떠올랐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명상 호흡을 하며 운전을 했다. 범인만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누구나 다 범인으로 보여 언행이 그러한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이런 꼴 보기 싫어 조용히 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 재수에 옴 붙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질병에 걸리는 것처럼 운이 나빠 내 계좌가 도용된 것이니 받아들이며 대처하자는 생각도 들었다. 오래전에 부장검사를 했던 지인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검찰 출두 명령을 받으면 밤잠을 설치며 자기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은 죄를 모두 되돌아보느라 형편없는 몰골로 나타나더라는 말을 했던 것도 스쳤다. 참 힘든 직업이겠구나라는 생각도 스쳤다. 출두명령서 오면 가서 해명해야지 하면서도 내가 은행 계좌를 만들어놓고 혹시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다시 들어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작년에 영등포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에 간 기억은 확실히 없었다. ​토론회를 마치고, 저녁 식사까지 한 후 다시 한 시간 반을 운전해 연구실로 돌아왔다. 법조인 친구에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화번호 검색이 잘 되지 않고, 속도가 느렸다. 은행직원이 설치하라고 한 앱으로 인해 속도가 잠시 늦어지거나 충돌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며 지나쳤다. 그렇지 않아도 컴퓨터에 이것저것 깔았더니 서로 충돌한다는 메시지가 뜨며 사이트가 잘 실행되지 않아 어제는 관련된 것을 모두 지우고 다시 시작했었다. 법조인 친구에게 출두명령서가 오면 반드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을 구하려 했더니 해외 로밍 중이라는 음성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끊고 다시 법대 교수 친구에게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하는데 몇 마디 듣더니 곧바로 보이스 피싱이라고 했다. “네가 연구실에서만 사니 이런 일을 당하는 거야.”라며 웃었다. 실은 법대 교수인 자기도 몇 해 전에 당했다고 했다. 자기는 계좌번호까지 주었다가 이상해서 끊고 해당 경찰서에 전화해보니 그런 경찰관은 없더라는 것이다. 친구의 말을 듣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가 보이스피싱을 당했음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친구 말이 잘 믿기질 않아 금감원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상황을 설명했더니 직원 이름을 물었다. 가르쳐주니 감사과에 그런 사람 없다고 했다. 앱을 까는 순간 핸드폰의 모든 정보를 다 빼갔을 거라며 내일 아침에 다시 통화하자고 했다.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다. - 사후 처리 허탈감이 밀려왔다. 서둘러서 qs 앱을 찾아 지웠다. 스마트 폰에서 ‘디바이스 보호’를 실행하여 악성 소프트웨어 의심스러운 활동을 확인한 결과 이상 없음이라고 떴다. 더 살펴보니 남아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있는 출처 알 수 없는 앱 목록에 한국소비자원 앱, cleanMasterX, Cloudpath 등이 떴다. 이 앱을 지우고, ‘내 문서’ 폴더로 들어가서 설치 파일에 있는 위 세 개의 설치 파일도 모두 삭제했다. ​정신을 차리고 오전에 왔던 문자 메시지를 보니 해외발송 문자였다. 문자가 온 전화번호가 002로 시작되었음을 언뜻 보았던 것도 같다. ​나는 왜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을까? 최근 해외에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귀국한 후에도 내가 조작이 미숙했던지 지인에게 전화를 걸면 종종 국제전화를 하듯이 그의 번호에 002가 먼저 뜨기도 해서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다시 보니 문자 윗 부분에 ‘의심스러운 문자’라는 것까지 적혀 있었다. 이것은 왜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작은 글씨였고, 내가 연구실을 나서기 위해 바삐 일 처리를 하던 참이다 보니 보고 싶은 것만 보았던 탓이리라. 나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남성 특유의 터널비전 심한 편이다. 매일 운전하고 다니는 집과 학교 사이의 짧은 길목에 있는 어떤 상점도 인지하지 못한다. 급히 내과를 갈 일이 있어서 찾다가 학교 앞 사거리에 그렇게 많은 병원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던 기억도 있다. 그런 나였기에 하필 경고문자는 보이지 않고 보고 싶은 부분만 눈에 들어왔었나 보다. 이때문인지 피해자 비율을 보면 보통 남성이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너무나 서둘러야 하는 상황, 뜨거운 날씨까지 겹치며 허망하게 당하게 되었다. 새로 깐 앱까지 모두 지운 후에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니 한 인터넷 저축은행에서 이미 문자가 와 있었다. 오후 1시 20분“[00저축] 고객님의 휴대폰에 악성(불법)앱이 탐지되었습니다. 반드시 휴대폰을 검사해보시고 유선전화기 또는 다른 전화기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1599-0000 ....휴대폰에 악성(불법)앱이 설치된 경우 전화 가로채기로 모든 전화가 사기범과 연결됩니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핸드폰 서비스 센터에 가서 악성 앱 존재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대처 방안을 물었더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초기화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지만 그 많은 앱과 데이터를 백업 받고 다시 깔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두라고 했다. 상황을 봐서 핸드폰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했다. 곧바로 금융 기관을 방문하여 비번 변경, 인증서 폐지 및 재발급 조치를 받았다. 금융기관에서는 금전적 손실을 입지 않아 다행이라고 위로해주었다.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좋은 경험 했다? 다행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검찰청에 출두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해졌다는 것이다. 친구에 따르면 정보유출로 몇 달간은 아주 찝찝할 것이라고 한다. 은행 잔고가 별로 없는 덕에 직접적인 금전 피해는 면하게 되었다. 심지어 대출을 받게 하여 그 돈까지 다 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운이 좋았다는 말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 에필로그: 피해 예방을 위한 다짐 만일 내가 장거리 운전을 해서 시간 맞춰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고, 자존심을 굽히며 검사 사칭자에게 다시 전화하여 약식조사로 해달라고 사정했다면 글머리에서 소개한 ‘의사’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119는문자메시지도받는다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주로 “고압적 목소리로 억압하면서 가짜 공문 및 구속영장 등을 카카오톡으로 보내며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하고, 구속 없이 약식수사로 하려면 수사에 협조하라고 한다.”고 한다(최아름, 2023). 내가 다시 전화했더라면 진행되었을 시나리오이고, 나도 이에 걸려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 직원이 범행에 연루됐다고 하면서 은행 직원과 경찰을 믿지 못하게 하고, 보안 유지가 필요하다며 주변 사람에게 얘기하지 못하게 고립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이후부터 자산 검사, 현금 일련번호 확인, 수사 협조 등의 각종 명목으로 계좌이체, 상품권 핀(pin) 번호 전송, 현금인출 및 전달, 가상자산 이체 등을 통해 자금을 받는다. 이때 범인은 대출이 잘 실행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며 대출까지 받게 만든다.”(최아름, 2023)내 경우에도 통화 도중에 사건의 특성상 누구에게도 사건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그러면서 누가 들으면 안 되는데 주위에 혹시 듣는 사람이 있는지도 수차례 확인했다. 통계에 따르면 기관사칭형의 경우 비교적 사회경험이 적은 20대 이하와 30대가 많지만 40대부터 70대 이상까지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합계(명)성별소계20대이하30대40대50대60대70대이상7,363남성5,2962,938453458721560166여성2,95324119출처: 최아름, 2023.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으로 경찰청 관계자는 1) 수사기관은 영장이나 공문서를 절대 사회관계망서비스나, 문자로 보내지 않는다는 것, 2) 인권 수사가 강조되는 지금 절대 수사기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일단 전화를 끊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볼 것, 3) 특히 자산검사 등을 명목으로 현금ㆍ가상자산ㆍ문화상품권을 요구하면 100%사기이니 전화를 끊을 것, 4) 모든 전화나 문자는 일단 ‘전화금융사기’ 가능성을 반드시,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 등을 강조했다(최아름, 2023). 그러나 마지막 경우처럼 모든 전화나 문자를 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살아갈 수는 없다. 아무튼 하나는 명확해졌다.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금전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일단 전화를 끊고 직접 검색한 후 다른 전화기로 관련 기관에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녀의 음성과 모습으로 화상 통화를 통해 금전과 관련된 요청을 하더라도 중국에서처럼 딥페이크를 이용한 사기일 수 있으니 일단 끊고 다시 전화하마고 하자. 범인들도 이러한 뉴스를 접할 것이기에 이를 넘어서는 신종 사기 수법을 계속해서 개발해갈 것이지만 이 원칙만 고수하면 거의 대부분의 덫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덫에 걸려 먹잇감이 되기 직전 운 좋게 벗어났다. 놀랐던 순간의 기억에 의존해 글을 쓰다 보니 일부 빠져있거나 정확하지 않은 기억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구체적으로 정리해보았다. 이 글에는 털린 내 정보 탓에 혹시라도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사건 발생 2023년 7월 3일 오전 11시글 : 7월 4일 새벽 2시.글 수정: 7월 8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최근에는 금융감독원 발송의 우편물로 오기도 한답니다. 금감원, 검찰, 경찰 등 어느 기관에서 우편물이 오든 우편물에 들어있는 전화나 사이트로 연락해서는 안됩니다. 궁금하면 인터넷에서 해당 기관을 직접 검색하여 연락하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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